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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스크의 창] 일본 기업들의 ‘2024년 문제’ 대처법
분류 주간무역뉴스
출처
등록일 2024-05-08
조회수 11
내용

 

일본 물류·운수 업계에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소위 ‘2024년 문제’라고 불리는,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된 물류 및 운수업 등의 근로 시간 상한제 도입이 변화의 발원지입니다. 물류와 운수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특히 트럭 운전사의 과도한 근무 시간을 개선하기 위해 업무에 종속되는 시간을 연간 3516시간에서 3300시간으로 줄이고 1일 휴식 시간은 8시간에서 기본 11시간으로 늘린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영업용 트럭의 수송량 부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일본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먼저 적극적인 채용 확대입니다. 일본 물류기업 아즈-콤마루와홀딩스는 전년 대비 60% 가까이 늘어난 470명, 항공운수 기업인 스카이마크는 90% 증가한 330명을 올해 안에 채용할 예정입니다. 인바운드 수요 회복에 힘입어 다카시마야와 미츠코시이세탄 백화점도 각각 채용 인원을 크게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물류기업 센코그룹홀딩스는 오는 2032년까지 외국인 채용을 통해 트럭 운전 인력을 약 100명 확보할 예정입니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체류자격인 ‘특정 기능’에 자동차운송업, 철도, 임업과 목재 분야를 추가했는데 센코그룹은 제도 변경을 적극 활용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바현과 시가현에 있는 자사 연수시설에서 외국인 채용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취득 지원과 일본어 교육을 실시합니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경쟁사와 협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 편의점 업계 2위인 패밀리마트와 3위 로손은 최근 공동 배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미야기현, 이와테현, 아키타현을 포함한 도호쿠 일부 지역에서 공동으로 냉동식품을 배송한 데 이어 공동 배송 지역의 확대를 검토 중입니다. 

 

두 편의점 업체는 공동 배송뿐만 아니라 도시락 등 신선식품 배송 횟수 축소, 효율적인 배송 루트를 제안하는 인공지능(AI) 개발과 AI를 활용한 발주 시스템 혁신 등을 통해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려고 합니다. 두 회사는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과도 협력해 실험적으로 도쿄도 고토구의 완간 지역에 있는 40개 점포에 음료, 과자 등의 공동 배송에 나서 물류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관문 앞까지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가 익숙하지만 일본에서는 다소 낯선 광경입니다. ‘택배박스’라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면 보통 재배달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시간을 지정한 후 직접 택배를 수령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본 고급 임대주택에 거주 중인 여성 회사원 A씨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배달 횟수가 많아 배달원에게는 미안하지만 택배박스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의도하지 않게 재배달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일본 택배업계는 트럭 운전자의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가운데 택배 이용 횟수가 증가하는 문제에 대해 여러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표 택배기업인 야마토운수는 오는 6월 10일부터 택배 수령인이 8일간 부재 시 현관 앞에 상품을 놔두는 배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56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이 회사의 개인 회원 서비스에 등록하면 일부 서비스에 한해 현관문 앞이나 자전거 바구니 등 택배 수령 위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사이노운수는 2021년부터 ‘캥거루 배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상자 세 변의 합계가 1m 이내, 무게 10kg 이하 택배를 대상으로 배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배송원이 택배를 놓아둔 사진을 촬영해 수취인에게 송부합니다. 또한 사가와익스프레스는 배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일부 패밀리마트나 우체국 지점에 택배를 인도해 고객이 직접 수령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택배회사는 아니지만 중고 거래 플랫폼 메루카리도 구매자가 동의하면 상품을 세 변의 길이가 합계 60~100cm 이내인 상자에 포장한 후 배송하고 구매자가 해당 택배를 ‘배치’로만 수령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도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에서 시범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나고야 무역관은 “최근 일본에서는 전자상거래 확대에 따른 택배 급증과 물류비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물류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일본에 진출했거나 수출을 추진 중인 우리 기업들은 일본 물류 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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